업무사례
아동·청소년성착취물 혐의 고소전합의 사례
아동·청소년성착취물 제작 혐의로 고소가 예고된 상황에서, 혐의의 범위를 정리하고 고소 전 합의를 성사시켜 형사절차 없이 사건을 종결한 사례입니다.
Ⅰ. 사건의 개요
의뢰인은 채팅을 통하여 알게 된 고등학생으로부터 성적 행위가 담긴 영상을 전송받았습니다. 이후 학생의 가족으로부터 아동·청소년성착취물 제작 혐의로 고소하겠다는 연락을 받게 되었습니다.
아동·청소년성착취물의 제작 혐의는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해지는 중범죄입니다. 유죄가 인정될 경우 법정형의 하한이 높아 집행유예를 기대하기 어려운 구조입니다. 의뢰인은 고소가 이루어지기 전 단계에서 변호인을 선임하였습니다.
Ⅱ. 사건 쟁점
핵심 쟁점은 이 사안이 아동·청소년성착취물의 ‘제작’에 해당하는지, 그리고 고소가 접수되기 전에 합의를 통하여 사건을 종결할 수 있는지 여부였습니다.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은 성범죄 관련 법률 중에서도 무거운 처벌 규정을 두고 있습니다. 성착취물을 제작한 경우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해지고, 소지·시청의 경우에도 1년 이상의 징역형이 규정되어 있습니다. 제작 혐의가 유죄로 인정되면 형을 최대한 감경하더라도 하한이 2년 6개월에 이릅니다. 같은 아청법 사건이라 하더라도 어떤 혐의가 인정되는지에 따라 형사처벌의 수위가 크게 달라지는 것입니다.
합의금의 산정에는 정해진 공식이 없으나, 그 수준을 결정하는 변수는 분명합니다. 첫째는 혐의의 경중입니다. 인정되는 혐의가 무엇인지에 따라 가해자가 마주할 처벌의 수위가 달라지고, 이는 합의금의 출발선에 직접 영향을 미칩니다. 둘째는 피해자 측의 감정과 요구 수준입니다. 피해자가 미성년자인 경우 합의의 상대방은 피해자 본인이 아니라 법정대리인인 부모이며, 금액을 앞세우는 접근은 오히려 역효과를 낳습니다. 셋째는 가해자의 경제적 상황입니다. 이행할 수 없는 금액으로 합의하면 불이행의 위험이 발생하므로, 현실적으로 이행 가능한 범위 내에서 성의를 보이는 것이 중요하며 필요한 경우 분납 조건을 함께 설계합니다.
Ⅲ. 강창효 변호사의 조력
고소전합의에서 가장 중요한 판단은 사건을 처음 마주하였을 때 혐의를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지 정하는 일입니다. 혐의를 전부 수용하면 협상은 가해자에게 극도로 불리한 지형에서 시작되고, 전부 부인하면 피해자 측이 곧바로 고소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1) 사실관계 검토와 혐의 범위의 판단
변호인은 영상이 만들어진 과정에 강제력이나 위계, 대가가 결부되었는지, 미성년자의 관여가 어떤 맥락에서 이루어졌는지를 검토하였습니다. 그 결과 법리적으로 아동·청소년성착취물의 ‘제작’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고, 다만 ‘시청’ 혐의에 대하여는 인정할 여지가 충분하다고 보았습니다.
2) 수임 직후 피해자 가족에게 법리적 입장 전달
피해자 측이 언제 고소할지 알 수 없는 상황이었으므로, 변호인은 수임 직후 지체 없이 학생의 가족에게 연락하였습니다. 제작 혐의에는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과, 고소가 진행될 경우 이 부분을 적극적으로 다툴 계획이라는 점을 조심스럽게, 그러나 분명하게 전달하였습니다. 피해자 가족이 고소만으로는 제작 혐의를 인정받기 어렵다는 현실을 인지하면서, 합의를 통한 실질적 피해 회복이 더 합리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할 수 있는 국면이 마련되었습니다.
3) 합의서의 분리 설계
피해자 가족의 요구는 적어도 시청 혐의에 대하여는 가해자가 혐의를 인정하고 반성하라는 것이었습니다. 이에 변호인은 합의서의 혐의 인정 부분을 나누어 설계하였습니다. 시청 혐의는 인정하고 진심으로 반성한다는 내용을, 제작 혐의는 인정하지 않으나 도의적 책임을 느낀다는 내용을 각각 담았습니다. 이러한 구조를 통하여 피해자 가족은 가해자의 구체적인 반성을 확인할 수 있었고, 가해자는 법리적으로 성립하지 않는 혐의까지 떠안는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혐의의 범위가 정해지자 합의금의 적정 수준을 논의할 기반도 함께 마련되었습니다.
4) 진정성 있는 사과의 전달
합의서의 구조와 합의금의 액수가 정교하더라도 피해자 가족의 마음이 열리지 않으면 합의는 성사되지 않습니다. 의뢰인은 이번 일을 계기로 자신의 생활을 돌아보고 다시는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겠다는 다짐을 밝혔습니다. 변호인은 그 반성이 형식적인 것이 아니라는 점을, 자녀가 피해를 입은 부모가 느꼈을 충격과 분노를 헤아리며 신중하게 전달하였습니다.
Ⅳ. 결과
피해자 가족과의 고소 전 합의가 마무리되었습니다. 최종 합의서에는 합의금의 액수와 지급 방법, 시청 혐의에 대한 인정과 반성, 제작 혐의에 대한 도의적 책임, 처벌불원의 의사, 비밀유지 조항이 빠짐없이 담겼습니다.
의뢰인은 형사고소 없이 사건을 마무리할 수 있었고, 피해자인 학생과 가족 역시 실질적인 피해 회복을 받으면서 형사절차를 거치지 않게 되었습니다.
고소 전 합의에서 성패를 가르는 것은 금액의 크기가 아니라 피해자 측이 가해자의 반성을 신뢰하게 되는 순간입니다. 또한 타이밍이 중요합니다. 고소가 접수된 뒤에는 고소 전 합의가 가지는 이점을 더 이상 누릴 수 없으므로, 유사한 상황에 놓였다면 이른 단계에서 변호인의 조력을 받는 것이 바람직합니다.